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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겠지?”초일은 자신이 잘못한 것도 없지만 임자유의 말에 대답하기가 싫었다. 이

유는 없었지만 임자유의 말투나 행동에 반발심이 생긴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부

딪치려는 생각 또한 없었다.남궁 세가이기 때문이다.자신이 목적을 두는 곳이 남궁

세가라 초일은 그저 가만히 임자유를 바라보다 아무런 말 없이 고개를 돌려 밖으로

나가려 했다. 하지만 그런 행동은 임자유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일이었다.무림인은

자존심으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정파에서 그러한 행동이 두드러

지게 나타난다. 그런 것을 잘 모르는 초일은 그저 피하고 싶다는 마음에 그렇게 행

동한 것이다.초일이 막 나가려 하자 남궁 세가의 무사들이 허리를 숙이며 검의 손잡

이를 잡았다. 초일은 그 모습에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자 순식간에 주위의 공기가

초일에게서 나오는 살기로 가득 찼다. 무엇보다 놀란 건 초일의 정면에 서 있던 무

사였다. 초일의 강렬하고 살을 떨게 하는 살기가 담긴 눈빛에 자신도 모르게 마른

침을 삼키며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검을 뽑으면 죽인다.”초일의 싸늘한 말에 주위

가 더욱 차가운 한기로 가득 찼다. 임자유는 정말 검을 뽑으면 죽을 것 같은 불안감

에 싸였다. 조금 전의 당당함도 초일의 살기에 사라진 것이다. 그만큼 초일에게서 나

오는 살기는 대단했다. 저런 기를 가진 자는 위험하다는 것을 임자유는 경험으로 알

고 있었다. 그렇게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여 있을 때 이층의 계단에서 말소리가 들

렸다.”임 대주님, 무슨 일인가요?””별일 아닙니다. 수상한 자가 있어서 조사중입니

다, 아가씨.”계단을 내려온 소저는 십대 후반의 남색 경장을 한 여자로 이제 막 소

녀의 티를 벗어나려 하는 모습의 어여쁘게 생긴 소저였다. 머리를 양 갈래로 땋아

내려 귀엽게 보였다. 그녀는 살기의 원인이 초일이라는 것을 금세 알아보고 초일에

게 말했다.”저는 남궁미미라 해요, 당신은 누구인가요?”그녀의 말에 초일은 그저 순

초일이 이름을 짧게 말하자 남궁미미를 비롯해 임자유와 무사들은 모두 놀란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당신이 초일이군요?”남궁미미가 초일의 모습을 살피며 말했다. 초

일은 그들의 과도한 반응에 오히려 더 놀랬다.약간 당황한 것이다. 하지만 초일이 모

르는 사이에 초일이라는 이름은 이미 강호에 많은 바람을 불게 했다. 귀마를 죽인

일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입으로 오르내리고 있었고 특히 젊은이들은 초일이 현

천검을 꺾었다는 것에서 더욱 놀래고 있었다.남궁미미는 집에 돌아온 남궁우가 침

을 튀기며 말하는 초일의 이야기를 들어 그가 어떤 사람인지 더욱 궁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