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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수작이었다. 순식간에 싸움은 백호단에게 전멸에 가까운 타격을 주고 있었다. 하지만 사

방에서 준비를 하던 장의 고수들이 몰려들자 상황은 약간 호전되었다. 피가 튀고 살이 베이

는 상황에서 가장 활동적인 사람은 역시 혈수신협이라는 말처럼 정철이 가장 위력적이었

다. 그의 붉은 창은 굉장한 파공성을 내며 혈류방 사람들을 죽여 나갔다. 정철은 창술로는

강소성의 일인자라는 말을 듣는 절정의 고수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주위에 가장 시체가 많

았다. 냉풍객 유종배 역시 삼인자다운 실력으로 호투하고 있었다. 하지만 끊임없이 밀려드

는 혈류방 사람들로 인해 조금씩 지쳐 가고 있었다. 정철과 유종배의 모습에 소무진(少武

眞)은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보다 저항이 있군요.” “그렇군.” 소무진의 말에 혈류방의 사대

호법이자 신교의 고수인 악중패(岳重覇)가 반백의 수염을 만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신교 교

주의 제자들은 교주가 정해지기 전에는 소교주의 신분을 가지며 무공과 여러 가지 기예를

배우게 된다. 하지만 교주가 정해지면 교내의 직책을 맡아 신분이 정해지며 서열이 정해지

게 된다. 악중패 역시 전대 교주의 사제이자 신교의 원로원을 맡고 있는 장로의 신분이었다.

소무진은 교주의 칠대 제자 중 막내로 교주의 자리가 정해지자 신월단의 총단주라는 직책

을 맡았다. 비록 소교주의 신분에서 일반적인 직책으로 내려섰다고는 하나 소무진이나 다른

사형제들의 불만은 없었다. 그것이 신교의 관례이고 그렇게 해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

게 직책을 맡았다는 이야기는 그만큼 성장했다는 이야기이며 앞으로 자기가 할 일이 있다

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문득, 제 어릴 때가 생각이 나는군요, 제 아버지와 어머니도 저렇

게 싸우셨지요. 아무런 무공도 모르는 양민인데 무공을 익힌 무림인들의 검은 아무런 망설

임 없이 날아들더군요.” 소무진의 말에 악중패는 고개를 끄덕였다. 악중패는 언제부터 무림

과 신교가 대립을 하며 피를 뿌리게 되었는지 생각했다. 하지만 해답을 구하지 못했다.

그저 은원을 풀다 보니 이렇게 얽히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은원은 은원을 낳는다고 하지만

정파나 신교는 언제나 자신이 당한 것만을 생각할 따름이다. 자신도 그렇고 소단주도 그렇

다고 생각했다.‘은원이라도 없다면 이 짧은 삶에 어떤 재미가 있을까? 은원이 있다는 이야기

는 그만큼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일 수도 있으니…….’그렇게 생각한 악중패는 미소를 지었다

. 자신의 나이도 이제 백 세를 넘어서고 있었다. 그렇게 길게살았어도 젊은 날의 원한을 제

외하고는 별다른 삶의 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