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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았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저 조용히 지나치길 바랐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 청년의

고개가 들리며 부복해 있는 신월단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했다.”돌아가, 내가 알아서 할

게.”그 모습에 노미림은 소무진에게 말하고 고개를 돌렸다. 소무진은 노미림을 잠시 가

만히 바라보다 고개를 숙이고는 손짓으로 명령을 내리며 신월단을 끌고 순식간에 사라

져 갔다.좌측의 측문을 나온 장찬은 위지가려와 능풍운을 이끌고 천천히 걸어 나갔다.

이미 전반적인 계획을 알고 있는 장찬은 이곳에서 벗어나 하루 정도 지난 후에 다시 돌

아올 생각이었다.물론 그는 혈류방과 싸우고 싶었다. 하지만 남궁자운의 만류로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남궁 세가가 무너지면 그가 할 일이 있었던 것이다.세가의 부흥이 그의 과

제 중 하나였다. 그리고 후진의 양성 또한 그에게 남겨진 몫이었다.장찬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위지가려와 능풍운을 바라보았다. 얼굴에 남아 있는 슬픔은 그도 쉽게 읽을 수

있었다.”이대로 그냥 가실 것입니까?”능풍운의 말에 장찬은 고개를 끄덕였다.”달리 할

일이 없지 않느냐!””하지만 남궁 세가는 장 대협의 사문입니다. 이대로 그냥 가시면…….”

능풍운의 말에 장찬은 고개를 돌렸다.”너보다 마음이 아픈 사람은 나다. 알아들었느

냐?”장찬의 말에 능풍운은 입을 다물었다. 그의 말처럼 지금 가장 마음에 상처를 입

고 있는 사람은 그인 것이다.”여기서 이틀 정도 가다 보면 무림맹에서 오고 있는 세가

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그들과 합류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장찬의 말에 능풍

운은 고개를 끄떡였다.”살아 있다면…, 복수는 할 수 있다!”장찬의 비감에 찬 말에 능

풍운은 그 말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능풍운의 걸음은 갑자기 나타나는 오십

인으로 인해 멈추었다.”그렇지, 살아 있다면 말이지…, 안 그런가? 장찬!”장찬은 이십

여 장의 거리를 두고 서 있는 혈포를 입은 중년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약간 놀란

얼굴로 말을 했다. 혈포의 중년인은 특이하게 얼굴에 두 개의 상흔이 크게 나 있었다.

“탁이룡(卓弛龍)?””오랜만이군, 이십 년 만인가? 조금 놀랐을 거야, 내가 이곳에 있

다는 것 자체가 말이야.”그렇게 중얼거린 탁이룡은 볼의 상처를 손으로 만졌다. 그

리고 천천히 인상을 굳히며 살기를 뿜기 시작했다.”아직까지 이 상처는 쑤시고 아

프다네. 그 사실을 알고 있는가?”탁이룡의 말에 장찬의 안색이 굳어 갔다. 탁이룡

은 절대 가볍게 상대할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나는 십 년 전 혈류방에 들어갔

네, 왜 그런 줄 아는가? 혈류방의 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