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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개의 인영과 초일의 상체가 일어나는 것은 거의 동시였다.그리고 빛처럼 생긴 작은

섬광 네 개가 초일의 몸에서 반짝였다. 전보다 더욱 빨라진 그의 쾌검이다. 초일의 검기

가 지나가자 네 명의 흑의인은 믿지 못하겠다는 얼굴을 했다. 이렇게 빠른 쾌검도, 자신

들이 숨어 있었던 사실을 들킨 것도 모두 믿을 수 없었다.그들은 집마전의 일급 살수들이

기 때문이다. 두 눈을 부릅뜨고 피를 뿌리며 네 명의 시체가 땅에 떨어졌다. 그 소리에

이정한과 장항이 눈을 떴다.”뭐…, 뭐야. 헉……!”이정한은 잔인하게 죽어 있는 네 명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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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를 보자 놀라 잠이 다 달아났다. 장항 역시 마찬가지였다. 초일의 검은 형식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죽이려는 목적으로 휘두른 그의 검은 아무렇게나 찌르거나 베는 것이다.

네 명의 시체 중 온전한 시체는 없었다. 머리가 잘리거나, 허리가 잘리거나 아니면 가슴

에서 사타구니까지 두 동강이 난 시체였다. 피가 샘물처럼 땅에 물들었고 초일과 가까이

있던 이정한의 백의에는 공중에서 뿌려진 피가 묻어 있었다.갑자기 진동하는 피비린내

에 이정한은 코를 막았다. 초일은 죽여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 누구의 말처럼 고수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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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상처도 검기의 자국도 없다 한다. 어디 혈을 찔러 죽이고 어디 혈을 때리고 어디 혈

을 베는 그런 고상한 사람과 초일과는 거리가 멀었다.검은 사람을 베고 찌르기 위해 태

어난 것이다. 살고 죽이는 관계에서 탄생한 것이 검이다.그렇기 때문에 초일의 검은 잔

인했다. 어떤 자는 이럴 때 혈도를 찌르는 것이 더 좋지 않느냐고 물을 것이다. 피도 덜

보고 깔끔하기 때문이다.하지만 초일의 생각은 그렇지 않았다. 혈도를 생각할 필요가 없

다고 생각했다. 죽을 고비에 처해 있는데 상대의 혈도를 생각할 수는 없는 것이다.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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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도 어디가 치명적인 혈인지 생각할 시간이면 고수 간의 대결에서는 이미 죽는 것이

다. 생각할 필요도, 생각할 여유도 없는 것이다.이정한은 초일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

다. 지금까지 보아 온 초일은 그저 조용한 성격의 남자였다. 하지만 피를 밟고 서 있는

그의 모습은 악귀와 같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사람을 저렇게 잔인하게 죽이고도 아무런

표정의 변화가 없는지 이해가 안 갔다.고수일수록 상대의 시체는 깨끗하다. 그것은 피를

많이 보는 것이 불길함을 부르고 사람의 도리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일은 아

무렇지 않게 검을 휘둘러 사람을 두 동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