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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머리. 아메시스트를 연상시키는 깊은 보라색 눈동자.나이는 아직 이십도 안된

……십대 후반 정도일까. 피부는 하얗지만 루우처럼 병적인 게 아니고, 어딘가 지성이 느

껴지는 반듯한 외모는 이런 상황이 아니라면 반해버릴 만큼 아름답다.키는 나보다 작

고 몸도 가냘프지만, 느껴지는 에너지는 아까 멀리서 확인했을 때 이상으로 압도적이

다.정의 에너지를 느끼지 못하는 루우도 무언가 느껴지는 것이 있는지, 그 모습에 말문

이 막혀 있다.나는, 가까이서 봐도 전혀 그늘이 없는 그 성스럽기까지 한 모습에, 아아,

그녀와 같은 아름다운 사람이 나를 죽이려고 한다면――나는 틀림없이 이 세계에서 살

아가는 것을 용서받지 못할 존재일 거라고 생각했다.그런데도, 달갑게 죽어주겠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지만.다행히, 내 육체는 에너지를 버텨준 것 같다.아니, 어쩌면 내

가까이 가기만 해도 불타버릴 것 같다고 느낀 것은 그저 착각이고. 여파에는 아무런 파

괴력도 없는 걸지도 모른다. 옛날이야기 속에서도, 가까이 가는 것만으로 언데드를 소

멸시키는 묘사는 없었다.하지만, 몸이 떨리는 것을 멈출 수 없다.루우를 두고 도망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의 신체능력은 인간의 그것을 압도하지만, 상대는 단순한 인간이

아니다.”떨고 있고, 안색이――”그건 네 탓이다.”정말이지, 센리는 유별나다니까”말은

이쪽을 배려하고 있지만, 음색과 눈빛은 얼음처럼 차갑다.뒤에서 동료 기사 한 명――

메이스를 가진 갈색머리의 남자가, 어이없다는 듯이 말하고, 이쪽의 얼굴을 들여다보

고는 눈썹을 찡그린다.대비는 완벽할 것이다. 로드의 말로는, 종언 기사단은 부의 에

너지의 기색을 알아차리고 원거리에서 거처를 찾아오는 것 같다.아뮬렛으로 그것을

감추고 있는 이상, 의심받아도 확증은 얻을 수 없을 것이다――.나는 각오를 다졌다.

반격도 도주도 무리라면, 어떻게든 얼버무릴 수밖에 없다.루우는 침묵하고 있다. 태

양 같은 남자는 가까이 오지 않고, 아득히 먼발치에서 온화한 얼굴로 이쪽을――센

리라고 불리던 소녀를 지켜보고 있다.시선이 차가운 건 신경 쓰이지만, 갑자기 공

격해오지 않는 이상, 적어도 지금 단계에서는 들키지 않았을 것이다.루우의 목걸이

에 시선이 몰리지만, 노예는 그렇게까지 신기하지도 않은 것이다.”미안해. 화내는

것처럼 들릴지 몰라도, 우리 공주님의 『보통』이야. 이래봬도 전도유망하다고?”보

통? 이게 보통이라고?그 날카로운 눈은 마치 이쪽의 마음 속을 다 꿰뚫고 있는 것

같은데……보통?동료의 말에, 나를 오라만으로 멸할지도 모르는 여자는 약간 불만

스러운 듯이 시선을 내린다.”그건 그렇고, 센리가 걱정할 만 하네. 너, 이렇게 말하

면 안되는데, 죽을 상이 보이는데. 안색이 심해””루프리! 무슨 말이야, 실례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