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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저주다. 흡혈귀는 사람을 먹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 숲 속에서 혼자 조용히

살 수는 없다.정기적으로 피를 조금 받을 뿐인데, 그것을 허용할 수 있는 마음이 넓은

인간은 거의 없을 것이다. 흡혈귀가 사람을 덮치는 것도, 그리고 사람이 흡혈귀를 꺼

려하는 것도, 당연한 것이다.머리를 베어내고, 피를 최대한 뺀 도마뱀의 시체를 짊어지

고, 숲 속 깊은 곳으로 나아간다.호수에서 몇 km 떨어진 곳, 조금 트인 장소에서 센리는

기다리고 있었다.타닥타닥 나뭇가지와 잎이 타는 소리새빨건 모닥불의 불빛이 어둠을 살

짝 밝히고, 은발의 성기사를 비추고 있다.”엔드, 그건……?””선물, 이야. 소금도 후추도 없

지만, 조금은 고기도 먹는 편이……좋아””……그래, 고마워”센리가 작게 말하고, 아주 살짝

웃었다.지난 열흘간의 도주로, 센리는 조금 수척해진 것 같았다.그녀는 인간이다. 빛은

아직 건재하지만, 그 표정에는 숨길 수 없는 피로가 보인다.거의 아무런 준비 없이 시작된

끝이 보이지 않는 도피행과, 나라는 흡혈귀의 옆에 있는 정신적 피로에 따른 것일 것이다.

애당초, 센리는 나같은 언데드와는 다르다.흡혈귀인 나는 어쨌든 튼튼하다.마늘을 먹으면

격렬하게 배를 탈이 나지만, 그 이외에는 썩은 고기든 뭐든 먹을 수 있고, 배도 탈나지 않

는다.장시간 영양을 섭취하지 않아도 아무렇지 않게 살아갈 수 있다. 아무리 달려도 피로

는 거의 느끼지 못하고, 통각도 꽤 무디다. 혹시라도 만에 하나 상처를 입어도 재생 능력

도 보증되어 있다. 흡혈귀 특유의 능력은 가지지 못했지만, 육체는 흡혈귀에 꽤 가까운 것

이다.하지만, 센리는 그렇지 않다. 방대한 정의 에너지로 인해 보통 사람보다 훨씬 더 강

하고, 단련되긴 했지만, 그녀의 소체는 취약한 인간이다.매일 식사를 하지 않으면 점점 쇠

약해지고, 철야할 수 있는 날수에도 한계가 있다. 피로도 쌓이면 사고도 둔해진다. 그리고

영양을 생각하지 않으면 만들어지는 그 피도 열화되어 간다.그녀는 놀라울 정도로 아름답

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이나 강함은 불멸이 아니다.조금 거리를 두고 앉아 있는데도 불구

하고, 대면에 앉은 센리의 몸에선 변함없이 아찔할만큼 좋은 냄새가 났다.피의, 살의 냄

새다.매끈한 흰 피부 아래엔, 맛만 봐도 몸도 마음도 떨리는 최고 품질의 피가 흐르고

있다.옆에 있기만 해도 숨이 거칠어지고, 입안에 침이 솟는다. 아무리 참으려고 해도 참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귀신인 증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