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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정의 기운을 찾아내고 그것을 돌리자 끊어진 기혈들이 조금씩 미세하지만 연결되는 느

낌을 받았다. 이런 속도라면 적어도 일 년 이상 걸린다는 것을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상처는 아물기 마련이다　화산파의 현 장문인이자 뛰어난 검사인 훈풍검(薰風劍) 적엽

(赤葉)은 한 통의 서찰을 보고 고민에 빠졌다.화산에 숨어든 초일이라는 인물을 넘기시

오. 그렇게만 해준다면 귀 파와 우리는 쓸데없이 피를 흘리게 되지 않을 것이오!집마

전(集魔殿) 전주(殿主) 헌원광간단한 내용이나 의미하는 바는 컸다. 초일이라면 귀마와

색마를 죽인 인물로 정파인 그들이 보호해 주어야 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집마전에

서 이렇게 나온다면 문제는 달라진다.자파의 안위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적엽은

서찰을 들고 장로님들을 뵙기 위해 옥녀봉에 올랐다. 화산파는 강호에서 말하는 대문

파는 아니다. 화산파의 문도들을 모아 보아도 이백 명이 조금 넘는 숫자이다.적엽이 옥

녀봉에 오르자 두 채의 초옥이 송림 사이로 눈에 들어왔다. 적엽이 송림 사이로 들어

서자 어느새 나타났는지 한 명의 나이 많은 노인이 지게를 지고 적엽의 옆에 나타났다.

지게에는 많은 나무들이 담겨 있었고 보기에도 무거워 보였다. 적엽은 그 노인을 보

자 황급히 인사를 하며 지게를 받아 자신의 등에 메었다.”아이구, 안녕하셨습니까?

지게는 제가 지고 가겠습니다.””허허…, 그걸 말이라고 하나. 젊은 자네가 당연히 늙

은 나의 지게를 대신 메어야 하는 것이지.””하하하, 아직 정정하신데요 늙었다는 이

야기는 하지 마십시오.”초로의 노인은 옥녀봉에 오르는 적엽을 보고 일부러 송림

사이에서 쉬고 있다가 그가 나타나자 지게를 떠넘기기 위해 모습을 보인 것이다.

그는 성격이 밝고 예의를 그렇게 따지지 않아 적엽도 굉장히 좋아하는 어른이었다.

초옥의 입구에 지게를 내려놓자, 노인이 먼저 안으로 들어가고 적엽도 따라 들어

갔다.”풍 어르신, 다른 분들은 어디 가셨나 보군요?”적엽이 부른 풍 노인은 강호에

풍진자(風塵子)로 알려진 인물로 올해 99세의 죽지 못해 안달이 난 노고수이다. 현

재 화산에는 그런 노고수들이 여섯 명이나 있었다.”글쎄, 막내는 요 옆에 젊은 녀석

이 한 명 와서 집을 짓고 있다기에 놀러 갔고, 형님들이야, 네 녀석 딸이 귀여워 재

롱을 떠는 모습 본다고 우르르 갔다. 허허…, 며칠 전에 보니까 시집을 보내도 되겠

더라, 어떻게 혼사가 정해진 건 아니고?”풍진자의 은근한 말에 적엽은 얼굴을 붉히

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 보니 벌써 결혼을 생각할 나이가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