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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다는 사명감만 가슴에 자리하게 되었다.초일은 원한에 가득 찬 상대의 눈을 바라보

며 허리에 박혀 있는 검을 잡아당겼다. 그리고 다른 상대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팔을

자르며 허리를 베어 갔을 때 초일은 상대가 이미 죽음을 생각하고 덤비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이얍!!”흑의 인영이 고통을 참으며 남은 왼손을 이용해 검날을 잡았던 것

이다. 순간이지만 그 짧은 시간에 초일을 향해 빠르게 다가오는 마지막 두 개의 검날

이 피하기 힘들게 다가왔다.초일의 검을 잡은 흑의인의 두 눈에 쾌감의 미소가 보였

다.초일은 그런 흑의 인영을 바라보며 쓸쓸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그의 검이

하얗게 빛나며 검날을 잡은 대한을 베어가며 두 명의 흑의 인영도 함께 베어 갔다. 분

명히 이번에는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한 두 명은 초일이 그렇게 하자 놀라며 초일의 검

을 막았다.”큭……!”검강의 기운이 담긴 초일의 검은 무심하게 한 명을 검과 함께 베어

갔고 옆에 있는 흑의 인영은 초일의 검을 가까스로 막았다. 하지만 검에 실린 힘에

눌려 뒤로 튕기며 땅에 쓰러졌다. 초일은 재빨리 쓰러진 자에게 다가가 검을 땅에

박았다.”컥……!”그 동작은 정말 신속했다. 그리고 땅에 쓰러진 자의 심장에 검을 박

을 때 초일의 등으로 검이 튀어나왔다.”……!””후후후후!!”시체의 그림자에서 하얀 이

가 반짝였다. 초일은 자신의 배를 바라보았다. 그곳엔 흑살대주의 검이 몸을 통과

앞으로 나와있었다. 초일은 고통에 인상을 찌푸렸으나 신음 소리 한 번 내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을 향해 싸늘하게 미소짓는 흑살대주를 보고 마주 웃었다.흑살대주의

눈이 초일의 웃음에 약간 변했다. 분명히 자신은 초일의 배에 검을 찔렀다. 하지만

초일은 웃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생전 느껴 보지 못한 싸늘함과 함께 그렇게 이상

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눈앞에 어떤 빛이 반짝거렸다.초일은 흑살대주의 머리에 박힌

검을 빼내며 그 자리에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그리고 재빨리 응급 치료에 들어간 초

일은 쓰러진 흑살대원의 옷을 찢어 배와 등을 동여맸다. 문득 자신의, 피에 묻은 두

손이 눈에 들어왔다. 이것이 진정 자신의 삶인지 의문이 들게 하는 손이었다.씁쓸히

고개를 저은 초일은 물가를 찾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은 그저 이 끈적끈

적한 느낌을 지우